지난 며칠 간 나는 반쯤 미친 상태로 살았다.

 나는 내 스스로도 자조섞인 웃음이 났을 만큼 모든 일들을 긍정적으로 여기기 시작했으며, 아주 의식적으로 황홀함, 경이로움, 감사함 등의 감정을 품어냈다. 그 과정에서 내 관점과 시선이 달라진 탓에 생기는 착각 같은 일인지, 아니면 정말 신기한 사건이 발생한 것인지 잘 분간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좋은 일들이 종종 일어났다. 

 나는 이러한 경험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기법을 삶에 적용하여 쏠쏠한 재미를 본 것이 처음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내가 4주짜리 육군 훈련소에 있을 시절, 광기가 일 만큼 따분하고 때로는 분에 차던 괴로운 시간 탓에, 병영수첩에 감사의 목록을 적어내려갔던 일이 기억 났다. 지금 그 수첩이 남아있을지 모르겠으나, 나의 기억으로 200번이 넘어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때에도, 내가 이를테면 보급품(볼펜, 휴지 따위)을 잃어버렸을 때 신기하게 나의 관물대에 들어와 있다든가, 행군 중 땅에서 똑같이 생긴 펜을 줍는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신기한 일 따위를 경험하여 수첩에 새로운 감사목록이 추가되었던 기억이 있는 것이다.

 

 나의 지난 며칠간의 행적은 한 친구의 전화 한통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코너 맥그리거가 등장하는 어느 유튜브 영상 하나를 소개해주며, 그의 사고방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내게 추천해주었다. 그리고 그 격투기 선수가 주장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에 대해 이런 저런 것을 물어보는 것이었다.  

 나는 시크릿이 유명세를 탔을 때 일찍이 책을 주문해 읽어보았기 때문에(아마 초등학생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의 질문에 꽤 상세하게 대답해줄 수 있었다. 2000년대 초반 이른바 전세계적 신드롬이었던 시크릿 열풍, 신사상(뉴에이지)운동이나 마음수련 등에서 차용하거나 관련을 짓는 맥락들과 목사의 아들이었던 그에게 시크릿이 주장하는 가치관과 일치하는 몇 개의 성경구절도 일러주었다. 

 싱겁게 끝난 통화였지만 그와의 통화 후 나는 코너 맥그리거가 등장하는 문제의 영상이 궁금해졌고 이내 찾아보았다. 몇 유튜버들이 줄기차게 올려대는 북미나 서양 유럽 등지의 명사들이 등장하는 동기부여 영상과 다를 바는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동시에 모종의 충격을 받았다. 영상 속 그가 주장하는 말 중에 시크릿 책과 DVD를 보게 된 것이 성공의 시작이었다고 하는 말 때문이었다. 시크릿은 초판이 2000년에 인쇄된 책이고, 번역을 거친 것을 감안하더라도 출판한지 20년이 된 책이다. 그런데, 나나 그 친구나 결국 비슷한 시기인 20년 전에 책을 집어들었었고, 한 사람은 유일무이한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최고 UFC선수가 되었고 심지어 원하는 라운드에 원하는 펀치로 상대를 이기는 것을 예언하는 끌어당김의 전문가가 되었지만, 다른 하나는 하루 중 깨어있는 거의 모든 시간을 우울과 분노에 찌들어 삶을 정리할 생각만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고민할 새도 없이 그날 새벽 시크릿과 그 후속편 까지 두 권을 주문했고, 오늘로서 DVD와 책을 모두 읽었다. 친구와 통화한 날이 일요일 저녁 즈음이었으니까 딱 일주일이 되는 시점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것이다. 

 "또 하나에 미칠 준비를 하는구나."

 인간이야 반드시 무엇인가에 미쳐있고, 뭔가에 미치지 않으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것은 나의 불변하는 지론에 가깝지만, 이제 막 현실에 어렵게 돌아와있다고 생각한 내가 다시 꿈이나 이상이나, 야망 같은 것을 상상하고 말한다는 것이 너무나 쪽팔리고, 그와 동시에 마치 한 번 실패한 길로 다시 되돌아 향하는 기분이 들어 꽤나 씁쓸한 것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겠고, 또 누구나 다르겠지만 내가 미쳐있던 것들을 (삶의 방식 차원에서만)나열하자면 이렇다. 우선, 십대 때 나는 이 시크릿에 미쳐있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절 내가 기록한 다이어리 세 권을 보면 모조리 온갖 글귀와 사진들이 붙어 있다. 내가 되고 싶어하던 것들을 자르고 오려서 붙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것들 중 내가 알기로 하나라도 이루어진 것은 없다. 그와 동시에 나는 개신교에 매우 미쳐 있었다. 나는 마치 꿈이 목사나 선교사라 하면 딱 맞을 만큼의 신앙수행과 공부를 병행했고, 기독교 고등학교, 기독교 대학교를 진학했고, 대학생 시절 거의 모든 과목을 F를 맞으며 학사경고를 받을 정도로 학교를 나가지 않고 매일 교회에서 사는 삶을 반복했었다. 그 후 정신을 차리고 그 모든 종교활동에서 탈출해 나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사회가 요구하는 시스템에 맞추어 취업을 준비하고 스펙을 쌓는 시간을 보냈다. 9급부터 전문직 까지 많은 시험을 실제로 공부해보았으나 오래가지 못했고, 뱃지를 모으듯 대여섯개로 자격증만 늘어갔다.

 이를 한 줄로 정리하자면 꿈과 이상을 쫓던 삶에서 철저하게 현실만을 쫓는 현실주의자가 된지 4년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전환의 시점은 이곳 나의 일기장에 아주 정확히 기록되어 있다. 내가 2박3일 제주도에 가서 한 농부의 집에 묵으며 온갖 생각을 마친 뒤 서울로 돌아온 그 날, 정확히 그 날로부터 나는 꿈과 이상을 철저하게 짓밟고, 죽이고, 산산조각내어 가루로 만들었다. 그러나 꿈과 이상, 희망과 같은 것들이 아무리 건강에 좋지 않더라도 그것이 없는 채로 사는 삶은 아주 명확하게 시체가 걸어다니는 삶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겠다. 나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이 사상과 내용들을 받아들여보려 한다. 세상에는 정말로 사기꾼들이 많다. 아니, 어쩌면 나는 모든 세계가 진실이라 떠드는 그 진실조차 사실이 아니라는 것에 모종의 확신이 있다. 이것이 서양의 한 책팔이꾼에서 시작된 흔하디 흔한 기수련, 뉴에이지 사상의 또다른 종류에 지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운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꼭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잃고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적어도 일정 기간 만큼은 긍정적인 생각, 좋은 감정에 심취해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열 살 남짓에 책을 집어들었을 때와 서른이 되어 책을 집었을 때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그 때는 마치 새로운 곳에 여행을 가듯이 책의 모든 내용들을 받아들였다면 현재는 너무도 익숙하고 모든 것들이 어디 있는지 아는 장소에 가기 위해 가방을 싸는 것 같다. 

 

 책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요약해 보았다.

 이 세상은 에너지(애정)로 구성되어있다. 비슷한 것끼리 끌어당긴다. 나 또한 양자물리학에 의거한 에너지원이며, 이는 내가 자석이라는 뜻이 된다. 세상은 내가 이해하든, 이해하지 않든 변함이 없는 법칙들이 존재한다. 중력에 의해 떨어지는 것, 열을 가한 물이 끓는 것, 산소로 숨을 쉬는 것... 이와 마찬가지로 끌어당김의 법칙 또한 내가 알든 모르든 존재해왔고 지금도 존재한다.  
 지속적인 생각(감정)은 그것을 삶에 나타나게 한다. 좋은 생각은 좋은 감정을 불러오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나는 마치 예지몽을 꾸듯 미리 하는 생각으로 모든 사건을 미리 결정할 수 있다. 익숙해진다면 의도적으로 인생을 창조할 수 있다. 현재 상황과 환경은 지금까지 해온 생각들의 정확무오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현실은 사실 실제 세계가 아닌 홀로그램(실제 세계의 결과물)에 불과하고, 영상으로 그리는 세계가 실제 세계라는 것이다.
 단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상상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반드시 풍요와 사랑의 감정을 느껴야 법칙이 작동한다. 따라서 끌어당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핵심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단 몇 분이라도 원하는 것을 이루었을 때의 감정을 상상한다. 그 후 나머지는 우주에 맡기고 잊어버린 뒤 고마운 일들에 집중한다. 비밀은 지금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결핍이 있어서 원하는 것들을 끌어당기고 있다면 또다시 결핍이 온다. 돈이 많은 사람을 보면 그들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부를 끌어당겼다는 점을 알게 된다. 좋은 소식은, 사회가 내게 주입한 믿음보다 내 생각이 더 중요하고 힘이 있다고 결심하는 순간 끌어당김에 가속이 붙는다는 것이다. 온 생각과 주파수를 행복에 맞추는 것이 낙원으로 가는 티켓이다.
 가능한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 그것은 몇 배가 되어 돌아온다. 뭔가에 저항하면 그것은 사라지지 않고 버틴다. 뭔가를 사라지게 하고 싶다면 내면으로 들어가 시작해야 한다. 그 어떤 외부상황이나 어려움, 영향이라도 오직 자신만 바로잡고 소망이 실재한다는 것만 스스로 확신하면 된다. 에너지는 내가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따라 흐른다.
 다시한번 기술하지만, 이 세계는 특정 진동(주파수)을 가진 에너지(양자)로 구성되어 있고, 따라서 나의 생각과 느낌으로 주파수(진동)를 발산하면 그와 같은 파장을 가진 에너지(양자)들이 반응하고, 그 원자들이 같은 법칙에 따라 배열하여 분자를 형성하고, 분자는 다시 눈에 보에는 형상을 만들어낸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무한한 공급원에서 공급받는 공급의 법칙과 동일어이다.
 또한 끌어당김의 법칙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결국 나의 생각을 통제(관리)하는 것이다. 나에게 깨어있냐고 묻는 순간, 나는 깨어 있다. 깨어 있으면 모든 의문에 방대한 루트로 답을 받게 된다. 이는 현재 내가 셀 수 없이 경험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것은 결국은 사랑과 관련된다. 집, 돈, 차, 연인, 명성도 모두 그것을 누림으로 사랑을 느끼려고 한다. 사랑을 전송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내면에 깃들어 숨쉬고 있던 완전한 참 나를 발견하고, 집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곧 끌어당김의 시작이다. 나는 영혼이기 때문에 내가 결함없이 완벽하다는 것은 진리이다. 

 

※ 책, 이외 웹서핑, 유튜브 등 다양한 루트에서 가져와 본 기법들

  • DEFINE, VISUALIZE, THINK AND ACT AS IF, LET GO, BE THANKFUL
  • (정의하고, 생생하게 상상하고, 마치 이루어진것 마냥 생각하고 행동, 집착하지 말고 내버려두고, 감사하는 것.) 
  • 교정용 가위치기 가위 : 매일 잠들기 전, 아쉬웠던 일을 반대로 전환하여 완벽히 해결된 채로 상상하는 것.
  • 감사할 일들의 목록을 작성하기.
  • 일어나자마자 시도 때도 없이 "감사합니다."라는 말버릇.
  • 구하라(감사함으로 구하라. 정말로 행복하고 고맙다), 믿으라, 받으라. 
  • 그림그리기(강력히 상상하기). 움직임과 동작을 많이 넣고 상상하기.
  • Vision Board 만들기.
  • 가장하기 놀이 : 통장의 잔액을 화이트로 지우고 원하는 금액으로 수정. 청구서를 수표로 인식하고 꺼냄. 
  • 돈에 관련한 확언 : "돈은 쉽게 시시때때로 들어온다." "내겐 이미 충분히 있고 차고 넘치게 있어." "난 돈을 끌어당기는 자석이야." "난 돈을 사랑하고 돈도 나를 사랑해." "고맙습니다."
  • 이루어진 척하기. (짐을 싸놓고, 티켓을 끊고, 주변정리, 관련된 모든 실질적인 준비 등)
  • 바꾸고 싶은 인간관계가 있다면, 30일간 그 사람에 관해 고마운 부분을 모조리 기록하기.
  • 나 자신에게 하는 확언 : "나는 온전하고 완벽하고 튼튼하고 강하며 정다울 뿐 아니라 조화롭고 행복하다."
  • 내가 원하는 것은 이미 "절대적인 사실"이다. (영적인 차원에서는 이미 사실로서 존재한다.) 이와 같은 인식은 끌어당김(성취)을 번개처럼 가속화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내내 들었던 걸림 한 가지는 죽음에 관한 문제였다. 끌어당김으로 노화와 젊음을 얻을 수 있다 하더라도 결국 누구 하나 예외없이 죽음은 막을 수 없다. 이것은 기독교도들의 주장과 맞물려 시크릿의 내용을 경전의 가르침과 정반대의 위치에 서있다 주장한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하는 영생이 무엇일까? 결국은 그들도 죽고, 모두가 죽는다. 책의 내용과 유튜브의 한 생명공학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우리는 모두가 에너지원으로서 에너지로 돌아가는 것으로 사실은 모두 영생한다는 주장을 한다. 이것으로 나의 의문에 관한 답은 어느정도 해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