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고 싶은 곳

                                                    박 흥 준


만약 어딘가에

갈매기 발자국도 찍히지 않은

작은 섬이 있다면

너와 함께 가고 싶다


짙푸른 나무와

한 번 피면 절대 지지 않는

선명한 색의 꽃들

그리고 일 년 열 두 달

맑고 하얀 구름을 볼 수 있는 곳

그런 섬이라면 더욱 좋겠지

만약 이 세상 한 귀퉁이에

신도 알지 못하는

부드러운 언덕이 있다면

너와 같이 집 짓고 살고 싶다


세월이 흘러도 나이를 먹지 않아

젊고 아름다운 너를

억만 년이고 볼 수 있는 곳


번 사랑은

그 한번 사랑으로

절대 바뀌지 않는 곳


너의 맑은 눈을 보며

언제까지나 함께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