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이별 못한 이별 속에서
안 희 선
사랑의 빛깔이 언뜻 보이다가
바람에 나부끼고, 사라지는 풍경
거리 가득한 인파의 물결에 휩쓸려
나 홀로 외로운 섬처럼 걷네
길은 늘, 여러 갈래였지
살다 보면
한 번쯤 행복의 길로
접어들만도 하련만
세월을 거슬러 오르지 못하는 구두는
오늘도 힘없이 터벅이고
거리의 모서리마다
쓸쓸하게 묻어나는 너의 체취
분명 너와 함께 걸었던 길인데
왜 이리 모든게
낯선 것일까
말 없이 멀어지는 너의 뒷모습은
오늘도, 눈앞에 아른거리고
그리운 이여,
나는 오늘도 네가 보고 싶다
이제, 네 안에서 나는
흐르는 세월 속에
점차로 낯설어지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