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 없었지

인생이란 강물 위를 뜻 없이 부초처럼 떠 다니다가

어느 고요한 호숫가에 닿으면 물과 함께 썩어 가겠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 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끝이 없는 말들 속에 나와 너는 지쳐 가고

또 다른 행동으로 또 다른 말들로 스스로를 안심시키지

인정함이 많을 수록 새로움은 점점 더 멀어지고

그저 왔다 갔다 시계추와 같이 매일 매일 흔들리겠지


가볍게 산다는 건 결국은 스스로를 얽어매고

세상이 외면해도 나는 어차피 살아 살아 있는걸

아름다운 꽃일 수록 빨리 시들어 가고

햇살이 비취면 투명하던 이슬도 한 순간에 말라 버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