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분한 사람인걸 알면서도 왜 잊지 못할까. 중년이 되어서도 늘그막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그럴 것 같다. 그래 너는 너의 갈 길을 가도 좋다. 다만 나의 꿈은 등불이다. 네가 어두워할 때 너의 옆으로 좀 가보고 싶다. 너는 몰라도 좋다. 사실은 네가 몰랐으면 한다. 어디서 비추는 줄은 모르게 그렇게 도움을 좀 주고 싶다. 아무거나. 어떤 모양으로나.

 

너에 대해 바라는게 없다. 너에 대해 온통 주고만 싶으니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가보다. 그것도 너 모르게 좀 주고싶다. 들키고 싶지 않다. 그렇게 줄 수 있는 마땅한 기회가 없는게 지금은 제일 슬픈 것이 되었다.

 

사실 너는 나에게 참 무서운 사람이다. 너는 나를 해제시킬 유일한 사람이다. 나는 어제 너와 통화하기 전, 내 심장소리를 참 오랜만에 들었다. 난 내가 심장이 뛰는 사람이라는 것을 어제야 다시 깨달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깨달았던 것은, 더는 너와 엮이는 미련이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이건 우울한 결론이 아니다. 내가 그 현실을 비로소 백 퍼센트 직시하고 인지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나는 참 자유로워졌다. 행복도 하다.

 

여전히, 아직도 내 심장이 한 사람을 향해 뛰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 버렸던 어젯 밤, 이제 내가 할 유일한 일은, 최선을 다해 너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그저 가슴속에 묻고 살아가는 중에, 어느날 밤은 그리움에 웅크린 몸을 뒤척이며 지내기도 하고, 어느 날은 바람이랑 같은 곳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하겠다. 그러나 이 모든게 나에게 행복한 일이 된다. 

 

혹여나, 네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올까봐, 내가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