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나왔다. 

아주 잠시동안,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다. 

과거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럭저럭 말이 잘 통했다. 

그녀가 나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아주 잠시였지만, 

아주 잠깐이었지만, 

그리고 내게 모든 것을 남겨놓고 다른 곳에 가버렸지만, 

덕분에 내 짐은 산더미가 되었지만,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그녀와 헤어지고 난 들떠 있었다. 

친구들에게 자랑할 마음에.


왜 하필, 

지금에 와서, 

잔잔한 호수같았던 마음에, 

돌무더기를 한 가득 던져놓고 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내가 깨우친 한가지 사실은, 

꿈은 꿈에서 정리되어야 한다는 것. 

꿈은 내가 꾸었지 상대방이 꾸지 않았다는 것. 

나는 그저 이렇게 늙어가다가, 

주름이 아주 많아진 어느 날, 

수줍은 소년같은 마음으로 연락을 할 것이다. 

그리고 나 혼자 사랑해 주리라. 죽는 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