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행복하지만 불행한 어느 가족 이야기

Sean Keating 2018. 2. 8. 00:26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 그러나 아들은 그이의 얼굴을 가장 닮았네. 그이는 미련하고 그이와 사랑에 빠진 남자 또한 미련하다. 둘은 쿵짝이 잘 맞는다. 그이는 남자가 벌어온 돈을 소비하며 일생을 보냈다. 그이가 입을 옷, 차, 명품 가방, 귀걸이, 시계 등에 썼다면 오죽 좋았을까. 그이는 그것을 실체 없는 종교집단에 쏟아부었다. 그 돈을 계산했다면 그네들의 삶은 훨씬 나아졌을 것이라네. 그이의 오빠는 젊었을 적 그들의 집을 말아먹었다. 여동생은 그 오빠가 불쌍해 남편 몰래 돈을 부쳐주고 차를 사 주었다. 남자는 그것도 모르고 미련 곰탱이처럼 일만 했다. 아침부터 밤 늦도록. 쭈욱. 그이의 오빠는 지금 동남아 어느 나라에 범죄자가 되어 체류중이다. 결국 도움이 되지 않는 핏줄이었다. 

그이가 들고 온 개독이라는 종교는 가족의 이십년을 뼛속까지 갉아 먹었다네. 그 때문에 그들은 친가에서 왕따가 되었고 조상과 산소는 찾아가지 않은지 오래되었으며, 현재는 아무도 반기지 않는 찐따가 되었다네. 그깟 종교가 사실 위력 있으면 얼마나 있겠는가. 문제는 그것에 미쳐버린 정도에 있다. 그들은 일찍이 티비를 치웠으며 그 자리에 개독서적들로 채워 놓았다. 그들은 그 흔한 여행 한 번 없었으며 재작년 처음 갔던 여행에선 모두가 어색해 말을 잇지 못하고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다. 대신에 연휴나 휴일에 그들은 수련회를 갔다. 빵빵한 스피커 소리에서 나오는 구수하고 경박스런 찬송가와 먹사들의 멱살따는 소리가 그들의 추석을 물들였었다.

그이는 교회의 최고 목사에게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그이의 굉장한 존경심은 거의 북한의 수령님을 향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 교회의 단물이 빠지고 흥미를 잃어갈 때 그이는 목사의 흉을 보며 빠져 나오고 교회를 옮겼다. 그 패턴은 수 차례 반복되었다. 현재는 사람에게 기대할 것이 없으니 실체없는 것(신)을 가장 사랑한다 말하고 있다. 

남편은 처음에 바른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완강히 반대했으나 점차, 이내 빠져들었고 사고능력과 선택권이 없었던 그이의 자식은 일찍이 세뇌당하였다. 현재 그 곳에서 정신을 차리고 도망쳐 나온 사람은 아들 하나 뿐. 그들은 점점 더 들어가는 중이다. 아주 깊숙이. 먹사들의 호주머니는 오늘도 더욱 배불러져 간다.

그이는 또래들과 함께 사역자라는 칭호를 받으며 전국 순회공연을 다니고 있다. 그러나 교회에서 봉급은 1원도 주지 않는다. 이동도 숙식도 본인의 사비(남편의 돈)로 한다. 언젠가 이것에 대해 따져물었을 당시 본인이 감사해서 하는 일에 왜 참견이냐는 말을 들었다. 남자만 불쌍할 뿐. 현재는 순회공연이 없어도 매일같이 서울-경기를 오가며 교회에 가서 음악소리를 들으며 랄랄라 하고 온다. 기도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그러나 기름값은 남자의 부담. 남자는 차가 없어 매일 30분을 추위 속에 걸어 다닌다.

남자, 그는 얼마나 미련한가. 한 대 있는 차를 그이에게 아예 줘 버렸다. 그리고 그는 지하철로 출퇴근을 한다. 열심히, 차를 가지고 전국을 쏘다니며 할머니 먹사의 말씀을 경청하는 박 모씨. 어쩔 땐 3박 4일. 최근에는 1주를 호주에 다녀 왔다. 항공료와 남자가 그간 출장을 다녀오며 모아 놓은 마일리지는 우수수. 내일부터 또 부산으로 3박 4일. 그 다음주는 울산. 이른바 집회. 먹사의 말씀을 듣고 머리위에 손을 올리고 찌릿찌릿- 안수 사역이라 부르는 것을 한다. 음악 소리를 들으며 훌쩍훌쩍 엉엉. 울기도 한다. 그이의 열심은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기에 이른다.

평생 보고 자란 여자는 그이 한 명 뿐. 아들은 여자에 대한 상이 굉장히 좋지 않으며 여자를 언제나 경계한다. 아들은 비혼주의자가 되었으며 그이와 닮은 구석이 하나라도 있을 시 질색을 하며 연애를 시작하지도 않는다.

그이는 아들이 철학책을 읽고 있으면 불편한 눈치를 주었다. 아들은 잔소리와 눈치가 싫어 책을 치워야 했다. 개독서적을 읽어야 했다. 아무 개독서적이나 갖다 놓았다. 또 싫어한다. 반드시 그이가 좋아하는 먹사가 쓴 소설이어야 했다. 심지어 흠모하는 먹사가 바뀔수록 책도 바뀌어야 했다. 기도하지 않는다고 뭐라뭐라. 표정이 안 좋다고 영혼에 문제가 있다며 뭐라뭐라. 메신저 프로필 사진에 김광석이 들어있다고 뭐라뭐라. 지쟈스 크라이스트의 사진이 없고 왜 자살한 세상 가수가 있냐는 거다. 

그이는 다혈질이다. 일생 고쳐지지 않았다. 아들은 그이를 조금도 닮기 싫어 상냥한 사람이 되었다. 그이의 기분은 언제나 좋지 않다. 왜냐하면 성스러운 모습이 아들에게서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아들은 연기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비수같은 몇 번의 쓰레기 말들을 뱉은 후 그이가 하는 말. 또 회개하면 되지. 나는 성장하는 과정 중이야. 성화의 과정이야. 하느님께서 위로해주실거야, 나의 마음을. ‘성장’, ’과정’, ’인간은 원래 연약해...’ 등등의 문구는 개독들에게 굉장한 면죄부가 되어준다. 설령 살인을 했더라도. 성폭행을 했더라도. 당한 사람만 죽어 나는 거지. 당한 사람만 억울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