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찾아오기 바란다
불쑥 찾아오기 바란다
경험상 음....지금 만나는 사람 가운데 몇몇을 매우 좋아해보렴. 그 중 한 두 사람은 존경해보렴. 동갑이라도 좋고 선배라도 좋다. 그리고 좀 의식적인 단체에 들어가서 한 일년 회의(의심을품음)도 하고. 10년 후 대학 졸업하고 문을 열고 들어갈 추억의 공간이 있으면 더 좋고. 금방 망할 학회라든가 미팅만 죽어라 주선하는 동아리는 말고.
지금 혼자 여행 다니는 것은 별로고. 그건 3학년 2학기 이후에나 해보고. 둘이면 둘 셋이면 셋 그게 좋지. 사람에게 배울 것이 참 많다. 사람에 대한 도전은 대학 초년때나 편하게 가능하다. 배울 사람이 훌륭해서 배우는게 아니다. 다 나와 비슷하다. 그런데 내가 몰랐던 나를 상대를 통해 알게 되는 배움 참 좋지.
신앙의 형식을 매우 중요시하는 사람들 중에 더러는 스스로가 얼마나 인간적이지도 못한지 모르는 사람이 있다. 인생의 쓴맛을 피하기 위해 신앙 생활을 하지는 마라. 인생의 쓴맛을 맛보기 위해 신앙 생활해라. '괴로왔던 사나이'가 되어야 행복해 질 수 있다. 하나님 나라를 소유하려면 맘이 항상 가난해야한다. 스스로를 많이 신뢰하지는 말며 인간이 얼마나 순간적이고 충동적인지 사회적인지 많은 문화적 양분(책, 영화, 미술, 강연회, 토론회..)을 통해 배워라.
'거위의 꿈'이라는 노래가 있다. 날기를 소원하는, 근데 거위가 날 수 있냐? 그럼에도 날기를 소원하지. 자신은 언제간 그럴 수 있다고 믿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생각하지만 사회적 이목이 만든 꿈이 아니라면 그 희망으로 오늘을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에 대한 긴장감과 열정을 유지 할 수 있고.
무엇이 '나'다운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봐야지.
그러기 위해 신문(조,중,동은 피했으면 한다)이나 잡지 공연 영화 또 주변 사람들과의 진지한 대화, 강연 등에 호기심을 갖고 아니 의무감을 갖고 관심을 갖도록 하자. 자기 삶은 자기가 만드는 것이지. 문화적 소양이 있는 사람은 어디서나 줏대를 지키고 현상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 어쨌든 적극적으로 살아야지. 1학년 때부터 괜히 도사인척 하지말고. 남는 거 별로 없다.
마음에 열망이 없는 사람과 무슨 알맹이가 남겠냐. '나'만 '가족'만 하는 것은 결혼하면 그렇게 되니 서두를 것 없고. 무슨 시험 준비라든가 토익 토플 이런거 너무 일찍 하지 마라. 그리고 나 지금까지 술 한잔도 안먹었어요. 그런거 나한테 자랑마라. 무슨 대순냥 하는 것 별로 흥미롭지 않다. 다만 '술'과 '몸'은 반드시 조심해라. 그거 항상 위험하고 조심스러운 것이라 생각해라. 술과 몸에 대한 방만함은 아직도 미숙한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 뿐이니. 폄하하거나 숨기지는 말되 이 두가지는 항상 조심해라.
어.. 간만에 쓰자하니 결국 잔소리로 끝났다. 니가 두고간 초코렛 나 못 먹었다. 미리 연락말고 불쑥 찾아오길 바란다. 선생님 간이 좀 안좋아서 밤에는 집에 있고 우리집은 방 한 개가 항상 비어 있다.
-고딩 담임쌤이었던 이윤관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