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

홀로 떠나야지 - 최은하

Sean Keating 2014. 6. 16. 19:39

홀로 떠나야지

                                                     최 은 하



손 씻고 떠나야지 

차라리 아무렇지도 않게 

산마루에 걸친 구름장 바라보며 

매듭지던 매듭일랑 놓아버리고 

챙겨 일어나 홀로이서 떠나야지

되돌이킬 수 없는 자리 

나도 거기 머물렀다가 

훌훌 털어내고 떠나야지

한자락 바람으로 고이 서성이다가 

무슨 말이란 말씨도 흘려버려고 

저마다 지닌 못으로 박히고 

대못으로 아픔 박으며 빈 들녘 떠돌다가 

불러주는 이 없어도 휘휘 휘돌다가 

떠나올 때 되돌아 보던 자리 

내 꿈자리로 정녕 자리잡고 

누군가의 이야기 중의 이야기로 

훌쩍 박차고 가벼이 떠나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