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
나를 아는 이에게 - 김근우
Sean Keating
2014. 6. 10. 00:46
나를 아는 이에게
김 근 우
나를 깊이 사랑해주는 이여
그 사랑을
이젠 지워주세요
여름 아침에 싱그런 햇살에
사라지는 안개처럼
나를 심히 미워하는 이여
그 증오를
이젠 지워주세요
겨울 새벽의 차가움이
물처럼 녹아내리듯이
나를 기억해주는 세상이여
그 짙은 자욱을
이젠 지워주세요
나
이 세상에 오기 전에
아무도 알지 못했던 것처럼
나
이 세상을 떠날 때에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그 누구도
날 기억하지도
날 추억하지도
말아주세요
그저
이 세상에
불어왔다 흘러가는
바람의 숨결인듯
그냥 그대로 느껴주세요
절대...